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무디스가 SK이노베이션(096770)의 기업 신용등급 전망을 올려 잡았다. 그동안 재무 여건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내년부터는 오히려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지난 16일 SK이노베이션과 이 기업의 100% 자회사 SK지오센트릭, SK배터리아메리카의 기업 신용등급을 ‘Baa3’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가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바꾼 건 2년 7개월 전이다. 앞서 무디스는 2021년 1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Baa2’ 부정적에서 Baa3 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다. Baa3는 투자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향돼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떨어질 경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이 상반기에 배터리 사업에서 상당한 손실을 봤으나 향후 1년~1년 6개월 동안은 재무 상태를 점진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디스가 SK이노베이션의 등급 전망을 올린 건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무디스는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지난해 5조 원에서 올해 약 4조 원으로 감소했다가 내년에는 5조 7000억 원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상반기 발생한 배터리 재고 관련 손실과 정유 사업 마진 약세도 배터리 사업 이익으로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은 이후 운영 효율성을 개선했다”며 “내년까지 1조 3000억 원으로 추정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혜택도 볼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