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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나스닥 상장 카운트다운… 2년 만에 IPO 시장도 들썩

SEC에 '상장 신청 서류' 제출

기업가치 최대 700억弗로 추정

흥행여부가 테크투자시장 좌우

웨이스타 등 상장 이어질지 관심

2016년 소프트뱅크와 ARM의 시너지에 대해 발표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연합뉴스2016년 소프트뱅크와 ARM의 시너지에 대해 발표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연합뉴스




기업공개(IPO) 시장의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는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나스닥 상장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지난 2년여간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개점 휴업 상태였던 IPO 시장이 2년 만에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 등에 따르면 ARM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다음 달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서류를 제출했다. 티커명은 ARM이며 주관사는 바클레이스와 골드만삭스·미즈호증권이다.

ARM이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는 600억~700억 달러(약 80조~93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신청서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가 보유한 ARM 지분 25%를 인수하면서 기업가치 평가 금액을 640억 달러(약 85조 원)로 책정했다. ARM이 상장되면 미국에서는 근 2년 만에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11월 전기자동차 기업 리비안이 700억 달러의 시가총액으로 IPO를 진행한 후 22개월 만이다. 테크 분야에서는 알리바바가 2014년 218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가장 큰 IPO 규모를 기록했으며 2012년 상장한 메타가 당시 160억 달러를 모으며 뒤를 이었다.



다만 자금 조달 규모는 일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본래 ARM은 IPO에서 80억~100억 달러를 조달하기로 계획했지만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 지분을 인수한 후 자금 조달 규모를 줄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RM 주식 전체의 10% 수준만 조달해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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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AFP연합뉴스


ARM은 2023 회계연도에 매출이 전년 대비 1% 감소한 26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5억 24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 기간 ARM의 설계를 바탕으로 생산된 칩이 한 해 동안 300억 개 이상 출하됐다. ARM은 아마존·알파벳(구글 모회사)을 비롯해 반도체 제조사 인텔·엔비디아·AMD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도 스마트폰에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한 칩을 사용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99%에 달한다. ARM은 신청 서류에서 “전 세계 인구의 70% 이상이 ARM을 기반으로 한 제품을 쓰고 있다고 추정한다”며 “중국 매출 의존도는 25%에 달한다”고 밝혔다.

테크 투자자들은 ARM의 상장이 IPO 생태계에 미칠 영향도 기대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에 가속도가 붙었던 IPO 시장은 2021년 말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의 여파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10월 인텔의 자율주행 기술 기업 모빌아이가 상장했지만 상장 첫날 주가가 17% 오르는 데 그쳤다.



ARM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시장 상황을 살피며 신중을 기하던 기업들도 잇따라 IPO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병원과 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재무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웨이스타도 이르면 올해 말을 목표로 IPO 준비에 나섰다. 기업가치 80억 달러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며 주관사로는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식료품 배달 업체 인스타카트도 SEC에 IPO 서류를 제출하기 직전이라고 전해졌으며 실리콘밸리 결제 플랫폼 스트라이프도 연말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다. ARM의 상장 과정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이번 IPO 같은 대규모 거래가 성공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후속 IPO를 견인할 수 있다”며 “최근 존슨앤드존슨에서 분사해 상장한 켄뷰도 성공적으로 뉴욕 증시에 입성하면서 작은 기업들의 상장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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