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독감(인플루엔자) 같은 4급으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일부를 제외하고 진단 검사비와 입원 치료비 지원이 중단된다. 다만 고령층과 면역 저하자 등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 병원급 의료기관 등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는 유지된다.
정부는 23일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코로나19 4급 감염병 전환 및 2단계 조치 시행안'을 확정했다. 2020년 1월 국내 첫 확진자 발생으로 1급으로 지정된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은 지난해 4월 2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2급에서 4급으로의 조정은 1년 4개월 만이다. 감염병은 전염 위험성에 따라 1~4급으로 분류하는데 4급은 가장 낮은 등급이다. 인플루엔자·수족구병 등이 해당된다.
오는 31일 등급이 하향 조정되면 진단 검사와 입원 치료 비용 지원이 대폭 축소된다.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은 현재 국비와 건강보험 재정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신속항원검사(RAT) 비용 일부 혹은 전액을 지원·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31일부터는 먹는 치료제 투약 대상인 60세 이상 고령층이나 12세 이상 기저질환자, 고위험 입원환자, 응급실·중환자실 재원 환자를 제외하고는 전액을 피검사자가 부담해야 한다.
국비 지원 및 건보 적용 대상자가 아닌 일반 환자가 본인이 원해 RAT나 PCR 검사를 받을 경우 RAT는 2만~5만 원, PCR 검사는 6만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외래 진료를 받거나 입원을 하면서 RAT를 받을 경우 건보 본인부담률이 0%이기 때문에 검사 비용 없이 진찰비만 내면 된다.
현재 전체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입원 치료비 지원은 중환자실 격리입원료, 중증환자 치료비 중 비용이 큰 중증처치에 한해 연말까지 유지된다. 고위험군 집중 보호를 위해 먹는 치료제와 백신은 연말까지 무상 공급, 무료 접종이 지속된다.
3년 7개월간 계속된 전체 확진자 집계는 종료된다. 대신 527개 감시기관이 참여하는 양성자 신고체계가 운영돼 감시기관 내 확진자 발생 현황 등이 주간 단위로 발표된다. 정부는 당초 감염병 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전히 해제하려고 했지만 아직은 고위험군 보호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에서 착용 의무는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코로나19가 독감 수준으로 위험도가 감소했고 의료대응 역량도 충분히 확보돼 있다"며 "일일 확진자 집계와 관리보다는 고위험군 보호 중심으로 목표를 전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