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 여기는 행정안전부 중앙민방위 경보통제소입니다. 현재 시각 14시 부로 우리나라 전역에 훈련 공습경보를 발령합니다.”
23일 2시, 폭우가 쏟아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 일제히 공습대비 민방위 훈련 경보 사이렌이 울리고 안내 방송이 나왔다. 공습 경보가 발령되자 도로 위 경찰과 구청 공무원들이 분주해지며 도로 위 차량들을 멈춰 세우고 길을 가던 행인들에게 지정된 대피장소를 안내하고 유도했다.
6년 만에 재개된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인 탓에 일부 행인들은 사이렌 소리에 어리둥절하기도 했지만 공무원들이 나눠준 안내 팸플릿을 보고는 이내 통제에 따라 지하 공간으로 이동했다. 이날 오후 2시10분께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번 출구로 대피한 방영은(24) 씨는 “얼마 전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경보 문자를 받고 무서움을 느낀 뒤로는 이런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훈련은 오후 2시 시작된 1분 간의 경보 사이렌과 이어진 2분 동안의 경보 음성 방송으로 시작해 20분 간 진행됐다. 종로구청 민방위팀 관계자는 “갑자기 대피소로 무리하게 대피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해 현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피 안내를 했다”고 말했다.
2시15분 경보 해제 문자가 시민들에게 도착하자 지하철 역 출구에서 시민들이 지상으로 쏟아져 나왔다. 동시에 차량 통행도 정상화 돼 시간이 멈춘 듯 했던 세종대로 사거리의 모습은 빠르게 감은 영상처럼 분주해졌다. 광화문 역사 내에서 대피 유도를 하던 종로구청 관계자는 “코로나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민들이 여전히 모여 있는 것에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며 “원래는 지하철 승강장까지 내려가야 하지만 출구 쪽에서 기다리는 시민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공습 경보가 울리면 즉시 지정된 대피소나 가까운 지하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민방위 대피소는 안전디딤돌 앱 내 ‘대피소 조회’와 국민재난안전포털 등에서 ‘민방위대피소’를 검색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