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들과 글로벌 빅테크들이 ‘시각 혁명’을 준비 중이다. 인간의 눈과 인공지능(AI)·공간 컴퓨팅 등 신기술을 접목시켜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 놓게 될 것이다.
스마트안경,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 VR·AR·MR 헤드셋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그 본질은 우리의 시각 정보에 새로운 정보를 덧입힌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장치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와 감각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책은 시각 혁명이 가져올 결과를 9가지로 정리한다. 우선 우리가 사물을 읽는 방법이 달라진다. 저자는 “보는 법이 바뀌면 생각하는 법도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을 떠올려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의 시야에는 단순히 우리의 눈이 받아들이는 시각 정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시각 정보에 인공지능이 개입해 적, 혹은 상황이나 사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즉각적으로 제공되는 이러한 정보는 우리의 사고를 더욱 빨라지게 만들고, 빠른 판단을 가능케 한다.
우리의 눈이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때로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때도 있다. 착시 현상이 그렇고, 눈부심이나 빛번짐 등에 의해서도 시각 정보는 왜곡된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도움이 있다면 이 또한 해결 가능하다. 우리는 교정된 정보를 토대로 더욱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일상 생활도 달라진다. 패션과 쇼핑, 집 꾸미기의 패턴이 그렇다. 우리는 증강현실을 통해 옷을 미리 입어볼 수도 있다. 거실에 놓을 가구 배치도 미리 해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쇼핑 역시 기기를 통해 바로 할 수 있게 된다.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 증강현실 코치가 우리의 요리를 돕는다. 어려운 레시피와 조리법이 많지만 우리 눈 앞에 나오는 영상을 따라하면 누구나 쉽게 맛있는 요리도 만들 수 있게 된다.
어디서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공부도 어느 순간, 어느 장소에서나 가능하다. 여행 가이드도 필요 없다. 유물이나 유적에 가까이 가면 엄청난 양의 정보들이 당신을 반길 것이다.
일의 양상도 바뀐다. 재택 근무나 원격 근무, 직접 출근의 차이가 없어진다. 실제로 동료들과 같은 공간에 없지만 증강현실을 통해서라면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소방관들은 화재의 근원을 더욱 정확하게 찾을 수 있게 되고 사고비율도 줄일 수 있다.
의료 체계의 변화도 예상된다. 상처나 병변을 환자가 직접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많은 스마트 기기들이 혈압, 수면, 맥박 등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 병의 진단도 가능해질 수 있다.
이미 증강현실 전쟁은 시작됐다. 메타는 2010년대 중반부터 헤드셋 ‘오큘러스’를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기 시작했고, 브랜드를 ‘메타 퀘스트’로 리브랜딩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애플은 혼합현실(MR)을 강조한 헤드셋 비전 프로를 발표했고, 내년 정식으로 출시한다. 애플의 CEO인 팀 쿡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우리의 제품과 다른,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애플을 견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VR·AR 시장이 2030년 1950조 원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2015년 기어 VR을 출시한 바 있는 삼성도 구글·퀄컴과 손을 잡고 다시 시장에 진출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기술 진보 속, 우리도 흐름에 서둘러 올라타야 한다. 2만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