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4년간 동결 중인 레미콘 믹서트럭 수를 2년간 더 유지하기로 했다. 건설 경기 전망이 부진해 공급이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현 상태로 묶어두기로 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건설기계 수급조절위원회를 열고 ‘2024~2025년 건설기계 수급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건설기계의 공급과잉에 따른 가동률 저하와 과도한 덤핑 경쟁, 안전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 2009년부터 건설기계 수급 조절을 실시하고 있다. 덤프트럭과 콘크리트 믹서트럭, 콘크리트 펌프, 소형 타워크레인 등 건설기계 4종에 대해 2년마다 수급조절위 심의를 거쳐 신규 등록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레미콘 믹서트럭과 덤프트럭은 2009년 이후 현재까지 14년째 신규 등록을 금지하고 있다. 국토부는 영업용 레미콘 믹서트럭의 신규 등록 제한을 2025년 말까지 2년 추가로 연장하기로 했다. 통계 모형을 통해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건설투자 전망이 부진해 2024~2025년은 레미콘 믹서트럭 공급이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7월 말 기준 레미콘 믹서트럭 등록 대수는 2만 6455대(자가용 3807대·영업용 2만 2648대)다.
덤프트럭은 매년 3% 수준으로 사업용 신규 등록을 허용하기로 했다. 14년 만에 신규 등록을 허용한 것이다. 최근 덤프트럭 공급 대수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면서 2024~2025년에 공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2015년부터 유지 중인 콘크리트 펌프 수급 제한도 내년부터 풀린다. 콘크리트 펌프는 매년 5%씩 신규 등록을 허용하기로 했다. 콘크리트 펌프 등록 대수도 2018년 이후 크게 줄어 공급 부족이 예측됐다. 소형 타워크레인은 현행 수급 조절을 유지한다.
레미콘 업계는 증차 불발에 “운송비가 올라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장수 한국레미콘공업협회 상무는 “레미콘 차량 대수가 제한되면 믹서트럭 기사의 임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결국 이 비용이 아파트 분양가에 반영돼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평균으로 보면 레미콘 차량이 부족하지 않지만 레미콘은 연중 동일하게 소비되지 않는다”며 “연중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를 기준으로 최대치를 산정해야 하는데 정부가 업계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올해 말 열릴 예정인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증차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