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브릭스와 G7






신흥 경제 강국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되던 브릭스(BRICs)가 국가 간 연합체로 결성된 것은 2009년 6월이다. 당시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정상이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브릭(BRIC)이라는 명칭으로 첫 정상회의를 열었다. 2011년 4월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신규 회원으로 받아들여 5개국 연합체가 됐다. 이때부터 BRICs가 아닌 BRICS로 불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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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는 최근 아르헨티나·아랍에미리트·이집트·에티오피아·이란·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국을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출범 14년 만에 회원국이 4개국에서 11개국으로 늘어난 셈이다. 이들 외에도 10여 개국이 공식 또는 비공식으로 가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레인·알제리·세네갈·나이지리아·멕시코·튀르키예·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인도네시아 등이 대표적이다. 영토가 넓고 막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반서방 색채를 띠는 브릭스는 미국 중심의 주요 7개국(G7)에 대한 대항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1차 석유 파동으로 결성된 G7은 미국·일본·서독·영국·프랑스 5개국으로 출발했으며 이후 이탈리아와 캐나다·러시아가 합류해 G8으로 불렸다가 크림반도를 불법 합병한 러시아가 퇴출되면서 G7이 됐다.

새 회원을 받아들인 브릭스는 규모 면에서 G7을 능가한다. 브릭스 11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전 세계 GDP의 36%, 인구의 46%를 차지한다. G7의 GDP 비중 29.9%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브릭스 가입을 원하는 국가가 많은 만큼 양 진영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브릭스는 특히 미국의 턱밑에 있는 멕시코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7 내에서도 회원국 확대 논의가 오가고 있다. 서방 대 중러 대립 구도로 G20이 무력화되면서 G7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과 호주·인도 등이 주요 영입 대상이다. 일부 회원국들이 자국의 영향력 감소를 우려한다는 점이 걸림돌이지만 브릭스 확대로 인해 G7도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처지가 됐다. 세계경제 블록화에서 우리도 이익을 극대화할 정교한 외교 전술을 구사해야 할 때다. 미국과의 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하면서 브릭스 등 다양한 경제 연합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김능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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