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中 '치밍' 프로그램 가동…수억 보조금으로 인재 유혹

천인계획 부활, 해외 박사급 확보

주택 지원부터 계약보너스 등 두둑


중국은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자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규제를 강화하는 와중에도 해외에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2018년까지 운영하다 중단했던 첨단 과학기술 육성 목적의 해외 고급 인재 유치 프로그램 ‘천인계획(千人計劃·TTP)’을 부활시켰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18년 당시 미국이 자국의 이익과 기술 패권을 위협한다고 보고 이 프로그램에 대해 단속에 들어가자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2년 후 첨단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이름과 형식을 새롭게 바꿔서 프로그램을 부활시켰다.



로이터는 산업정보기술부가 감독하는 ‘치밍(Qiming)’이라는 프로그램이 천인계획을 대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 프로그램은 해외 인재에게 주택 구입 보조금과 함께 300만~500만 위안(5억 5000만~9억 원)의 통상적인 계약 보너스 같은 특전 제공 등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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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밍의 인재 모집 분야는 반도체처럼 민감하거나 기밀의 영역을 포함하는 과학 및 기술 부문이다. 민감성을 반영하듯 채용 대상자를 공개하지 않고 중앙정부 홈페이지에도 내용을 알리지 않는다. 로이터는 정부 문서들을 살펴본 결과 치밍이나 관련 프로그램에 수천 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중국 지식 플랫폼 ‘지후’,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서 치밍 지원자를 찾는 10여 개의 광고를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의 정치적 불안정성, 서방에 비해 열악한 개발 환경 때문에 상당수가 치밍 참여를 경계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재 중국 반도체 산업은 수년간 고속 성장을 거듭한 결과 올해에만 엔지니어, 반도체 설계 등 약 20만 명의 인력 부족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는 매사추세츠공대(MIT)·하버드대 등 외국 명문대 출신을 선호하며 치밍에 선발된 인원은 대부분 미국 명문 대학에서 공부하고 적어도 박사 학위를 하나씩은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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