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민주당 '제 식구 감싸기'…김남국 징계 결국 불발

윤리특위 소위 '3:3 동수'로 부결

野, 金 불출마 선언에 전원 반대

與 "국민 기만" 정의당 "코인방탄"

30일 국회에서 윤리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 회의가 이양수 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30일 국회에서 윤리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 회의가 이양수 위원장 주재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거액의 가상자산 거래 논란을 빚은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한 제명안 처리가 불발됐다. 더불어민주당이 김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등을 이유로 제명안에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을 향해 ‘방탄’ ‘국민 기만’이라는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김 의원 징계안은 장기간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는 30일 김 의원 제명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쳤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1소위원장인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 후 “가결 3표, 부결 3표로 동수가 나와 제명안이 부결됐다”며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 투표로 제명안이 무산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민의힘 3명, 민주당 3명의 여야 동수로 구성돼 있는 윤리특위 소위에서는 과반인 4명 이상의 찬성이 나와야 안건 통과가 가능하다.



민주당이 제명안을 막아선 것은 김 의원의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표결을 마친 후 “(김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권리를 포기한 점을 참작해야 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유권자가 뽑은 선출직 공직자라는 특성과 다른 중대 사건 관련자는 제명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김 의원의 제명은 부적절하다는 당내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당초 22일로 예정됐던 김 의원 제명안 표결을 멈춰 세운 것도 민주당이다. 소위 개회를 불과 30여 분 앞두고 나온 김 의원의 ‘깜짝’ 불출마 선언에 민주당이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표결 연기를 요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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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특위 소위의 제명안 부결로 김 의원에 대한 강도 높은 징계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우선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김 의원 제명안은 윤리특위 소위에서 다시 논의할 수 없다. 대신 징계 수위를 낮춰 소위에서 재상정해 표결에 부칠 수 있다. 국회의원 징계에는 의원직 제명 외에도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30일 이내의 출석 정지 등이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김 의원을 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이보다 낮은 수위의 징계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소위를 거치지 않고 윤리특위 전체회의에서 제명안을 논의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는 관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는 징계안 처리 방안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김 의원 징계가 장기간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민주당의 부결 결정에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쏟아졌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을 넘어 민주당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국민 기만을 이어갈 바에는 차라리 김 의원을 복당시키라”고 쏘아붙였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제명안 부결은 민주당의 코인 방탄”이라며 “김 의원의 꼼수 탈당을 수수방관한 민주당이 ‘코인 먹튀 길’을 열어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당내에서도 비명계를 중심으로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소위 표결에 앞서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민주당이 전반적 내로남불을 무마하려는 모습을 보며 국민은 무엇을 생각할까”라며 “정신 못 차린 민주당의 민낯”이라고 지적했다.

17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나온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승강기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17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나온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승강기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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