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달의 자존심을 구겼다는 이유로 후배에게 5억원을 요구하고 재떨이로 폭행한 40대 조폭이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특수공갈미수,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41)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8일 오후 10시30분께 경기 부천의 한 노래방에서 후배인 B씨(36)에게 재떨이로 폭행하고 주먹으로 7∼8대를 때려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에게 "너 때문에 4년 위 선배에게 전화를 받아 건달 자존심을 구겼다"라고 말하며 가위로 B씨의 귀를 자를 것처럼 위협했다. 그러면서 B씨에게 "건달 자존심을 구긴 대가로 5억 원을 달라, 당장 1000만원 주고 매달 1000만원씩 보내라"고 협박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B씨가 알려준 도박사이트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계좌가 출금 정지되자 선배와 친구 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에 기분이 상한 A씨는 B씨에게 이러한 일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재떨이나 가위를 사용하지 않았고 돈을 요구하지도 않았다"라고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B씨가 보복을 우려해 사건 발생 이틀 뒤 인근 경찰서가 아닌 경기북부경찰청까지 찾아가 신고한 점과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쉽게 꾸며낼 수 없는 피해 진술을 구체적으로 하는 점 등을 고려해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4시간 동안 재떨이 등으로 무차별 구타해 상해를 가하고 범행 은폐·축소를 시도한 점이 인정된다"고 지적하며 "피해자와 합의하고 재산상 취득한 이익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