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지수가 장기간 별다른 급등락 없이 횡보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과 개인 간 수익률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들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수혜주를 비롯한 경기방어주를 주로 매수해 수익률를 높인 반면 개인들은 2차전지 등 성장주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손실을 키웠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달 순매수 금액 규모 상위 10종목 가운데 호텔신라(008770)·아모레퍼시픽(090430)·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018260))·SK텔레콤(017670)·CJ(001040)·에코프로(086520) 등 6종목으로 수익을 거뒀다. 특히 기관 투자자는 8월 한 달 간 호텔신라를 평균 8만 6027원에 1992억 원어치, 아모레퍼시픽을 평균 12만 5283원에 1292억 원어치를 순매수해 이달 1일 기준으로 각각 2.53%, 6.40% 수익을 봤다. 이들은 모두 주식시장에서 대표적인 유커 관련주로 꼽힌다. 기관 투자자는 이밖에 삼성SDS를 1382억 원, SK텔레콤을 963억 원, CJ를 775억 원, 에코프로를 854억 원씩 사들여 1일까지 각각 3.73%, 1.74%, 1.71%, 1.35%의 이익을 냈다. SK텔레콤·CJ 등은 경기방어주 성격이 있는 종목들이다. 기관투자자는 KODEX 코스닥150선물, 네이버(NAVER(035420)), 에코프로비엠(247540) 투자과 관련해서는 1.39%, 4.75%, 10.53%씩 손실을 냈다.
이에 반해 개인 투자자들은 8월 순매수 상위 10종목 가운데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LG화학(051910)·삼성SDI(006400)·LG전자(066570)·금양(001570)·포스코퓨처엠(003670)·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 등 7종목으로 줄줄이 손해를 봤다. 1일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주가가 개인 8월 평균 매수가보다 4.01% 내린 것을 비롯해 LG화학(5.79%), 삼성SDI(4.48%), LG전자(2.92%), 금양(10.04%), 포스코퓨처엠(5.62%), JYP엔터테인먼트(11.78%) 등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포스코홀딩스·삼성SDI·금양·포스코퓨처엠 등은 모두 2차전지 테마주로 분류되는 기업들이다. 하반기 들어 2차전지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개인들의 투자 성적표도 함께 악화됐다.
개인들이 이익을 본 종목은 삼성전자(005930)·기아(000270)·파두(440110) 등 3종목뿐이었다. 그나마 삼성전자의 경우도 1일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을 납품한다는 소식에 하루 만에 6.13% 오르면서 수익권으로 돌아섰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화장품 회사들의 실적과 주가가 조만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주가는 중국·일본 업체보다 과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