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서울시의 상암동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신설 결정에 반발하며 철회를 촉구했다. 시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지만 실제 철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박 구청장은 4일 마포자원회수시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마포구 쓰레기 소각장 추가 건립을 협의하거나 별도로 서로 공감대를 이룬 사항은 전혀 없다”며 시에 소각장 신설 결정을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31일 현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 옆 상암동 481-6 등 2개 필지(총 2만1000㎡ 규모)를 신규 입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규 소각장은 2027년부터 가동되고 현 마포자원회수시설은 2035년까지 폐쇄한다. 시는 지난해 8월 상암동 일대를 최적 입지 후보지로 선정한 뒤 1년간 마포구와의 협의 등을 거쳐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포구는 기존 소각장의 운영 실태를 파악하고자 서울시에 마포자원회수시설 소각 쓰레기 성상(성질·상태)과 소각방식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으나 관리·감독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묵살당했다고 반박했다. 또 소각장 신설에 앞서 쓰레기 감량이 먼저라고 보고 전처리시설 도입과 폐기물 분리배출 단속 등을 서울시에 제안했는데 미온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박 구청장은 “현재 5개구(마포·종로·중구·용산·서대문)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도 모자라 2026년부터는 소각장이 없는 다른 자치구의 쓰레기까지 마포구가 떠안게 된다는 것은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한 투쟁으로 환경부와 서울시에 소각장 전쟁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행동을 묻는 질문에는 “주민 동의를 얻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쓰레기 매립보다 배출 감축이 중요하다며 서울시와 환경부에 종량제봉투 제도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봉투가 비싸지면 그만큼 쓰레기 배출이 줄어든다는 논리다. 그는 “종량제 봉투를 없애고, 마포구가 시범실시 하고 있는 소각제로가게(재활용 중간 처리장)와 폐기물 감량이 가능한 전처리 시설을 전국에 설치할 것을 강력히 제안한다”며 “이것이 어렵다면 종량제 봉투 가격을 대폭 인상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