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정부가 올 들어 150조 원이 넘는 단기자금을 끌어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가 내야 하는 이자만 4000억 원에 달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7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올 1월부터 8월까지 8개월 동안 조달한 단기차입액은 153조 6000억 원 규모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한은 일시차입과 재정증권 발행을 통해 각각 113조 6000억 원, 40조 원을 조달했다.
정부가 154조 원 규모의 단기차입을 끌어 쓴 것은 ‘세수 펑크’ 때문이다. 올 1~7월 국세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43조 4000억 원 줄었다. 재정당국은 세수 결손 등 국고가 일시적으로 부족할 때 한은 일시차입과 재정증권 발행을 활용한다. 한은에서 단기로 돈을 빌리고 세금이 들어오면 갚거나 63일 만기의 단기 채권인 재정증권을 발행해 시중 자금을 끌어다 쓰는 방식이다. 재정당국 입장에서는 세금이 걷히기 전까지 일종의 ‘급전’을 당겨 쓰는 셈이다.
문제는 조달 금리가 오르며 차입금에 대한 이자도 덩달아 커졌다는 점이다. 우선 정부가 한은 일시차입을 통해 조달한 자금(113조 6000억 원)에 대한 이자만 14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재정증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40조 원)에 대한 이자는 2455억 원에 달했다. 정부가 올 1월부터 8월까지 154조 원 규모의 단기자금을 끌어 쓴 대가로 약 4000억 원의 이자를 내야 하는 셈이다.
정부 단기차입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의원은 “세수 펑크를 단기차입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은 하책 중의 하책”이라며 “정부는 세수 재추계 결과와 함께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