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북중러 3국 간의 관계 강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중국은 다음 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8차 동방경제포럼(EEF) 행사에 부총리를 파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세력과 북중러의 외교 안보 갈등이 한층 심화되는 모습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6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 있는 국무부 외신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와의 무기 이전에 개입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지 않기를 다시 촉구한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선택하면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1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EEF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무기 거래를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바이든 정부가 북러 간 무기 거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중러와 이란 등이 미국을 ‘공동의 적’으로 간주하는 국가들이라며 “우리는 이들의 관계 강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NYT가 보도한 김 위원장의 방러 성사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북중러 간의 협력 움직임은 실제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장한후이 주러 중국대사는 EEF 중국 측 참석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부총리를 보낼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국무원에는 리창 총리를 필두로 딩쉐샹·허리펑·장궈칭·류궈중 등 부총리 4명이 있다. 장 대사는 이들 부총리 가운데 누가 EEF에 참석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북한 9·9절 75주년 경축 행사에도 류궈중 국무원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년 전 70주년 행사 때 공산당 서열 3위였던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단장이었다는 점에서 방북단 격이 낮아졌지만 류 부총리가 ‘경제 전문가’라는 점에서 북중 간 경제 협력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한 것을 계기로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이상 규모의 추가 무기 지원 계획을 내놓았다. 특히 이번 지원 무기 목록에는 러시아군의 장갑차 등을 멀리서 꿰뚫을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가진 열화우라늄탄이 포함돼 있어 러시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