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로터리] 스포츠에서 배우는 경쟁의 치열함





박지성 선수가 뛰었던 영국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992년 창설된 프리미어 리그 30년 중 13차례 우승했다. 특히 1998~2000, 2006~2008 시즌은 두 번에 걸쳐 3년 연속 우승하는 등 2000년대 절대 강자였다. 미국 야구팀 뉴욕 양키스는 1996년에 이어 1998년~2000년 3년 연속 메이저리그에서 우승하는 등 가장 인기 있는 팀이었다.

이처럼 경쟁력을 갖던 팀들도 절대적 지위를 계속 유지한 것은 아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2년 시즌에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고 뉴욕 양키스도 2009년 이후에는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스포츠 분야에서 오랫동안 강자의 위치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산업 분야도 치열한 경쟁에서 주도국이 바뀐 경험이 있다. 조선업은 유럽 이후 일본이 강자의 지위를 이어받았고 이후 한국 조선업이 세계 1위를 유지하며 중국과 경쟁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도 미국에서 일본을 거쳐 한국이 20여 년간 강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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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유럽은 여전히 크루즈 선박 건조에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은 시스템 반도체 설계와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 상황 변화에 맞춰 강점에 집중하고 새로운 전략을 추진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침체기 시절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후 새로운 선수 영입과 전략을 바탕으로 다시 우승을 차지할 시점을 엿보고 있다.

지금 우리 산업은 복합적인 국내외 도전에 놓여 있다. 대외적으로는 자유무역주의의 약화, 각국의 산업정책 강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심화라는 파고가 연쇄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출생률 저하 등 새로운 시장·생산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이전에 보지 못한 국가 간 경쟁이 격화되는 한편 AI 등 신시장이 확대되는 등 산업의 판도를 바꿔 놓을 수 있는 변곡점에 놓여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전 세계에 우리처럼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등 다양한 산업에 있어 상위권의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흔치 않다. 이러한 성과는 그동안 대내외 도전을 극복하면서 기존의 강점을 강화하고 상황에 따른 새로운 전략을 추진한 결과다.

다만 최근 우리가 당면한 도전을 생각할 때 지금은 기존의 일상적인 대응을 뛰어넘는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산업의 판도와 미래 동향을 꼼꼼히 분석하고 치밀한 전략을 세워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에서 선두를 유지하는 것은 늘 어려운 것이고 앞으로도 도전과 경쟁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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