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여야 모두 ‘전략공천’ 승부수를 띄웠다. 여당은 사면으로 기사회생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후보로 사실상 낙점했고 야당은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택해 ‘검경 대결’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양당의 공천 윤곽이 잡히면서 일부 예비 후보들은 이에 반발,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선거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서구청장 후보군을 둘러싸고 여야 내분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를 구성해 다음 주께 최종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는 당초 무공천 내지는 강서구병 당협위원장인 김진선 예비 후보를 출마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구청장이 광복절 사면으로 피선거권을 회복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명목상으로는 경선 절차를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김 전 구청장을 단수 공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서 진 전 차장을 전략공천하자 이에 맞불을 놓기 위해 김 전 구청장의 공천에 대한 필요성이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김 전 구청장 전략공천으로 가늠이 잡히자 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다. 수년간 구청장 출마를 준비해온 김진선 강서병당협위원장은 탈당계를 내고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직표의 비중이 높은 보궐선거 특성상 구청장 선거가 여야·무소속의 ‘3파전’으로 흘러가면 야당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게 된다. 지역구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지난번 구청장 선거에서도 당을 위해 단일화를 양보했는데 또 전략공천 가능성이 높아지자 크게 실망했다”며 “충청 출신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위원장이 돌아서면 지역 민심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박성민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김 전 구청장 내정설은) 완벽한 지라시”라며 “내일 (공관위) 협의를 통해 경선을 진행할지, 전략공천을 할지 정할 것”이라고 김 전 구청장 낙점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민주당 역시 진통에 시달렸다. 전직 기초·광역의원부터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인사까지 13명의 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뒤늦게 도전장을 내민 진 후보가 친명 성향의 ‘처럼회’ 지지를 업고 최종 낙점되면서다. 야당은 강서구청장 선거에 사활을 거는 상황이다. ‘텃밭’ 성격이 강한 만큼 이번 보궐선거에 질 경우 지도부 책임론으로 불거질 수 있다. 당 지도부는 당분간 전열 정비에 집중하면서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혼란이 생각보다 빨리 정리되고 있다”며 “여당이 김 전 구청장을 후보로 최종 공천하면 (민주당 내) 단합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