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를 마무리한 소회에서 앞으로 국제 대회는 역량을 갖춘 부처가 행사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7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행안부가 잼버리 지적 외에 주도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모든 집행 권한은 여가부(여성가족부)와 전북도가 가져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무 부처와 집행 기관은 각각 여성가족부와 전북인데, 행안부는 집행 권한이 없었으므로 잼버리 파행 책임이 여가부와 전북에 있다는 뜻이다.
이 장관이 공식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올해 2월 국회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물어 이 장관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됐으나 7월 25일 탄핵심판 청구가 기각되면서 6개월만에 복귀했다.
이 장관은 올해 2월말부터 행안부 장관(탄핵심판 중 차관이 대행)이 여가부 장관 등과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았지만 집행에 적극 나설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행안부 장관은 안전과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위해 공동조직위원장에 포함됐다"며 "폭염 대책이 문제가 되서 조직위에 100가지가 넘는 사항을 권고했으나 상당 부분 시행이 안 됐다. 시행이 안 된 게 과연 누구 책임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한까지 부여 받아야 실효성이 있겠다는 생각”이라며 “앞으로 국제대회를 치를 만한 역량을 갖춘 부서가 주도해야 한다는 게 중요한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장관은 정부가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뛰어든 상황에서 잼버리 사태가 교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잼버리를 잘 마친 것에 너무 인색하게 평가할 필요는 없지 않겠나”라며 “부산 엑스포를 유치한다면 잼버리 경험이 반면교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1주기를 맞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이 장관은 “진상조사는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이미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시급한게 아니고 필요성도 적다고 본다”며 “무엇보다 희생자들이 인터넷 등에서 모욕을 당하지 않고 명예가 지켜지는 것, 두 번째는 추모공간 혹은 기념관을 만들어서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것, 세 번째는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의식을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세가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싶은데 유족을 만나기가 어렵다”며 “정부나 여당이 피해자 유족에 다가가는걸 가로막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 기업과 대학이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방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이 전국으로 흩어져야 한다”며 “중앙(서울)에 있는 일류 대학 전체가 다 내려갈 필요는 없지만 단과대학별로 충분히 옮길 수 있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