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팹리스(반도체 설계) 생태계 강화를 위해 관련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주요 부문 중 상대적으로 국내 기업이 약한 상황에서 정부와 함께 국내 생태계 조성을 위해 기업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의 적극적인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사업 생태계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 기업에 우선 투자하는 전략을 세워 실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공동으로 ‘팹리스 챌린지’ 대회를 열고 유망 팹리스 스타트업 5곳을 선정, 시제품(MPW) 제작 기회와 기술을 지원한다. 중기부가 최대 1억 원의 개발 비용을 지급하고 삼성전자는 MPW 제작 공정과 공정 기술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MPW는 팹리스 지원을 위해 다품종 소량 제작을 하는 파운드리 형태다.
삼성전자는 팹리스 지원을 위해 다방면에서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팹리스·파운드리 상생협의회’에 정례 참석하면서 국내 팹리스 기업의 어려움을 듣고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2020년 4월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함께 조성한 반도체성장펀드와 시스템반도체상생펀드에도 각각 500억 원을 출자했다.
팹리스 MPW 지원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7월 국내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통해 최첨단 MPW 서비스 현황·계획을 공개했다. 올해부터는 4㎚(나노미터) 공정의 MPW 서비스를 지원해 국내 팹리스의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돕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 또한 팹리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방면으로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파운드리 사업 규모는 작지만 지난해 인수한 파운드리 기업 키파운드리를 중심으로 8인치 시장에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중소 팹리스들을 육성해 국내 파운드리 수요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6월 3000억 원 규모의 반도체성장펀드에 250억 원을 투자해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와 팹리스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17년 최초 반도체 전용 펀드로 조성된 ‘반도체성장펀드(250억 원)’, 2020년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300억 원)’ 등 총 800억 원을 국내 생태계 조성에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