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버드라이트로 유명한 세계 최대 맥주 회사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의 주식 1억 달러(약 1335억원)어치를 매수했다. AB인베브는 2014년 두산그룹 오비맥주를 인수해 하이트진로와 맥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회사로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에게 협찬을 해 주가가 급락하기도 한 업체다.
7일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게이츠는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을 통해 지난 2분기에 AB인베브 주식 170만 주를 매입했다. 금액으로는 9660만 달러에 달한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AB인베브는 2008년 벨기에-브라질의 인베브 그룹과 미국의 안호이저-부시가 합병한 회사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그러나 지난 5월 미국에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인플루언서를 협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지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미국 내에서 판매량으로 1위를 차지하던 상품 버드라이트가 2위로 밀려날 정도였다. 주가는 지난 4월 60유로 이상 거래됐다가 논란 이후 40유로대까지 밀렸다.
또 게이츠는 지난 2월에는 하이네켄의 지주사인 하이네켄홀딩 주식 1083만 주를 사들였다. 개인 자격으로 665만 주를 매입했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을 통해 418만 주를 샀다. 지분율은 총 3.8%로 종가 기준으로 매입 금액은 약 9억200만 달러(약 1조2051억원)에 달했다. 네덜란드 기업인 하이네켄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맥주 회사다.
로이터통신 등은 게이츠가 2018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에서 “맥주를 즐겨 마시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야구장 같은 곳에 가면 다른 사람들의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가볍게 마시는 정도”라며 “맥주를 즐기시는 이들을 실망하게 해 미안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게이츠가 잇달아 맥주 회사에 투자를 한 것은 엔데믹 등으로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등 글로벌 시장을 긍정적으로 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데다 세계 1~2위 업체는 장기적으로 사업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투자를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