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이틀 연속 다자 회의 무대에서 “원칙에 의거한 국제질서 수호”를 강조하며 회의를 이끌었다. 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주요국 대부분의 정상들과 별도로 만나 숨 가쁜 외교전을 펼치며 아세안 국가들과의 연대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 것이다.
윤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규칙 기반 국제질서 확립에 책임 있게 기여하겠다”며 역내 자유·번영을 위해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EAS는 아세안 10개국에 한국·중국·일본·인도·호주·뉴질랜드·러시아·미국이 참석하는 인도태평양 국가들 사이의 회의체로 매년 아세안 정상회의와 함께 열린다.
윤 대통령은 EAS에서 국제 현안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우크라이나 재건 복구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하는가 하면 미얀마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전날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도 한중일을 대표하는 조정국으로 회의를 주재하며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결된 행동을 요청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8일 예정된 인도네시아와의 정상회담까지 포함하면 이번 자카르타 방문에서만 9개국과 만난다. 쿡제도와 캐나다 등을 제외하고 아세안 국가들만 따져보면 10개 회원국 중 7개국과 회담을 진행하는 셈이다. 해당 국가들은 아세안 인구의 81.5%, 경제 규모의 83.3%를 차지하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들을 만날 때마다 경제·안보 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한편 부산이 2014년과 2019년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개최한 적이 있음을 거론하며 2030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