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해외 칼럼]돌아온 코로나19, 강압 대책은 그만

라메시 포누루 워싱턴포스트 칼럼기고가

학교폐쇄·거리두기등 조치에 반감

팬데믹 당시 보건당국 신뢰 떨어져

재유행하더라도 일상 제한은 어려워

환기시설 개선등 현실적 방역 나서야





코로나19가 또다시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필자의 가족도 지난 몇 주 사이 차례로 감염됐지만 증상은 가벼웠다. 설사 이번 재확산을 계기로 정치권에 ‘코로나19 전쟁’이 재발한다고 해도 증상은 그리 심하지 않을 것이다.



벌써 여기저기서 마스크를 다시 찾아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거나 활동 제한 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 역시 나온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사회적·정치적 분열이 일어날 때에 한해 유용하다. 단언하건대 사회적 거리 두기, 혹은 학교 폐쇄라는 극단적인 조치가 되풀이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전의 정점기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비롯한 공중 보건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해도 대중은 일상 활동을 제한하는 코로나19 억제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비상 시기에 당국이 내놓은 조치는 지지자들과 반대론자들이 생각했던 것만큼 무게감이 없었다. 2020년 외출 금지령이 내려진 후 소비자 활동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당시 연구에 따르면 법적 제한 조치로 인한 소비자 활동 감소 폭은 7%에 그쳤다. 소비자들을 움츠리게 만든 최대 요인은 극단적인 정책이 아니었다. 엄격한 제한 조치를 시행한 곳보다 사망자가 많이 나온 지역에서 소비 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 착용도 정부 당국의 명령보다 바이러스의 심각성과 마스크 착용이 가져올 혜택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더 큰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기사



보건 당국이 올바른 지침을 내놓는다고 해도 그 효과는 당국에 대한 신뢰도에 따라 좌우된다. 현시점에서 일반 대중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보다 당국의 지시에 한층 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는 CDC에 대한 일반의 신뢰가 팬데믹 기간 동안 크게 떨어졌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反)백신주의자 혹은 미국인 11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가 거짓말이라고 믿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CDC가 대중의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에 동의한다. 6피트에서 시작해 3피트로 줄어든 CDC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은 지나치게 자의적이었다. CDC의 실책은 그 정도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 CDC는 야외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을 과장했다. 마스크 착용에 관한 지침도 허둥지둥 증거를 쫒는 뒷북치기 일색이었다. 덜 익힌 스테이크를 먹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위험을 회피하는 데만 신경을 썼다. 건강을 의식하는 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동의하기 힘든 접근 방식이다. CDC는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도 비행기·열차·버스·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을 내놓지 않았다.

그렇다면 터무니없이 낮은 소금 섭취량을 제시한 CDC의 지침처럼 보건 당국의 생뚱맞은 권고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학교 폐쇄다. 공립학교 문을 닫아걸고 봉쇄를 유지한 것은 정부 정책에 따른 조치였다. 이 조치는 대중으로 하여금 정부의 강압적인 팬데믹 억제 정책에 더 큰 의심을 품게 했다. 좌우를 막론하고 학교 폐쇄가 ‘불필요할 뿐 아니라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참사’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새로운 코로나19 발병은 특히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을 지속적인 위험에 노출시킨다. 코로나19 재탕 대책을 반기지 않는다고 해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1차 유행 당시 최우선순위에 올렸어야 할 환기 시설 개선에 지금부터라도 투자해야 한다.

활동 제한 조치와 관련해 마음을 바꾼 유력 인사들 가운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있다. 대통령 재임 시 그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너무 일찍 제한 조치를 해제한 주지사들을 가차 없이 질책했다. 그는 당시 활동 제한 정책에 관한 한 자신이 “전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불량배·병자 등 코로나19 폭군들이 귀환 음모를 꾸미고 있다며 “우리는 결코 그들의 뜻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분명 자신이 밝힌 대로 행동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늘어나는 확진 건수나 코로나19 폭정 전망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