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치솟는 등록금에 비해 졸업장이 안정적인 취직을 보장해주지 않자 대학 교육에 회의적인 인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국과 캐다나에서는 대졸자의 수가 점차 증가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국에서 대학 진학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6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등교육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는 미국인은 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5년(57%)과 2018년(48%) 보다 크게 감소한 수치다.
갤럽의 2021년 조사에선 미국인 학부모 중 46%가 “자녀가 고교 졸업 후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대학 졸업에 드는 비용이 크게 상승한 반면 대학 졸업장이 안정적 수익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NYT는 진단했다.
과거 미국에서 1980년대 이후 대졸자와 고졸자의 임금 격차를 뜻하는 ‘임금 프리미엄’은 증가추세였다. 2000년대 초반 이들 간 임금 격차는 60%를 넘었으며 이후 65% 안팎을 맴돌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의 4년제 사립 및 공립대 등록금은 1992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점이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사립대 진학에 드는 1년간 총비용은 생활비를 포함해 연간 5만8000달러(약 7737만원)로 추산된다. 비용 충당을 위해 대출을 받는 대학생이 늘어나 이들의 총부채 규모는 1조6000억달러(약 2134조5600억원)로 2007년(5000억 달러)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대학 진학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실제로 대학 등록 학생 수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10년 미국 전체 대학에 등록한 학부생 수는 1800만명이 넘었지만 2021년에는 1550만명을 밑돌면서 무려 250만명가량 급감했다.
2016년까지 고교 졸업자의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했지만 최근 대학 진학률은 62%로 감소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영국이나 캐나다 등 다른 선진국에서는 대졸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2000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청년들의 학사학위 취득률은 평균 20% 이상 증가했다. 영국의 학부생 수는 2016년에 비해 12% 증가했지만 미국은 같은 기간 8% 감소했다.
캐나다의 2·4년제 대학을 졸업자는 67%로 미국 보다 15%포인트가량 높다.
대학 진학 선호도가 엇갈리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대학 등록금 규모에 기인한다.
캐나다와 일본의 공립대학 등록금은 연간 5000달러(약 667만원) 정도에 그치고 프랑스와 독일, 덴마크 등은 대학 등록금이 무료다.
한편 NYT는 “대졸자 감소로 미국 경제는 2030년까지 1조20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