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보도화면 캡처생활용품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먼지 제거 스프레이가 마약 중독자들 사이에서 '대체 마약'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7일 JTBC의 보도에 따르면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컴퓨터 청소용 먼지 제거 스프레이가 마약 중독자들 사이에서 단속 위험이 없고 간편한 대체 마약으로 입소문이 퍼졌다. 마약만큼 강한 환각 증상에다 2000~3000원 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해당 스프레이를 사재기까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 치료 끝에 올해 초 필로폰을 끊은 20대 대학생 김 모 씨는 한 달 전부터 먼지 제거 스프레이 가스를 마시는 중독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약물을 끊었다고 생각했는데 가스를 새롭게 배웠다"며 "(가스 흡입할 경우) 아기자기한 것들 많이 보이고 영감이 떠오르기도 한다"고 매체에 전했다.
앨범 2개를 발매했다는 한 래퍼도 3년 전 스프레이 흡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약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손을 댔다. 공공연하게 유행하고 있다"고 매체에 말했다. 스프레이 가스가 가장 강한 마약으로 꼽히는 펜타닐의 중독성을 능가하는 수준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마약 중독 치료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해당 스프레이를 병원에 가져와 흡입하는 사례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레이의 강한 중독성과 심각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현재 별다른 규제가 없는 실정이다. 과거 1980~90년대에는 청소년들의 부탄가스 흡입 문제가 심각해지자 1997년부터 부탄가스 구매 연령을 제한하고 역한 냄새가 나는 물질을 첨가한 바 있다.
먼지 스프레이를 비롯해 본드, 부탄가스 등을 흡입할 때도 현행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화학물질관리법 제22조 1항은 '누구든지 흥분·환각 또는 마취의 작용을 일으키는 화학물질로써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물질을 섭취 또는 흡입하거나 이러한 목적으로 소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59조 6호는 '제22조를 위반해 환각물질을 섭취·흡입하거나 이러한 목적으로 소지한 자 또는 환각물질을 섭취하거나 흡입하려는 자에게 그 사실을 알면서 이를 판매 또는 제공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한편 해당 제품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대형 생활용품점은 먼지 제거 스프레이 판매를 중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