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출이 힘들 것으로 예상됐던 공동선언 합의가 이뤄졌다. 아프리카연합(AU)도 G20에 가입하게 됐고 회의를 주재한 인도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매체 등에 따르면 9일(현지 시간) 개막한 G20 정상회의에서 의장국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공동선언 합의 도출을 알렸다.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 공동선언 채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양측이 타협을 이뤄냈다. 공동선언에는 전쟁 관련 표현은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고 세계경제 전망과 기후변화 등에 관련된 표현이 포함됐다.
공동선언은 경제위기 상황에 세계경제를 지지하기 위한 거시경제 정책 조율도 촉구했다. 미국이 2026년 G20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은 이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선언 내용에는 핵무기 사용이나 사용 위협은 인정할 수 없고 G20 정상들이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촉구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AU는 유럽연합(EU)에 이어 두 번째 지역 단체 회원국이 됐다. 인구 14억 명 규모의 아프리카 55개 국가가 모두 가입해 G20의 규모도 확대됐다.
공동선언문에는 지난해 7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체결한 흑해곡물협정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관련 국가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과 관련해 G20은 자랑스러워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직접적으로 규탄하지 못한 데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회의에 러시아의 국제협력대사(셰르파)로 참석한 스베틀라나 루카시는 “브릭스(BRICS)와 파트너들의 집단적 입장이 결실을 봤다”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영국과 독일 등 서방은 공동선언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강력한 표현을 사용했다며 러시아가 완전히 고립됐다고 주장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러시아가 공동선언에 저항을 포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인도가 G20 의장으로 성공적이었다고 말했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공동선언문 합의가 국제사회에 좋은 일이라고 반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