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고 중국 경제가 불황 조짐을 보이는 등 대외 여건이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리스크가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까지 금융과 실물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현대경제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리스크 요인과 시사점’을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5가지 리스크를 제시했다. 글로벌 경제 전반의 위험 요인으로는 ‘세계 경제 피크 아웃’, ‘달러의 독주’, ‘중국 대차대조표 불황 시작’ 등을 우려했다. 에너지·자원 측면에선 ‘국제 원자재 가격 불안 재현’, 산업 부문에선 ‘높아지는 제조업 부진 지속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먼저 올해 하반기 들어 주요 선진국은 물론이고 신흥개도국에서도 경기 회복세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도 세계 경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전망에 따르면 미국 성장률은 올해 1.9%에서 내년 0.8%로, 중국 성장률은 올해 5.1%에서 내년 4.6%로 떨어진다. 미·중 성장세 둔화가 세계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달러 강세도 우려 요인이다. 달러는 17개월째 강세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데 내년까지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초장기 달러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달러로 표시되는 에너지·식량 등 물가 상승과 신흥국 자본 유출 및 부채 부담 증가 등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화되는 중국 경제가 대차대조표 불황에 진입할 경우 신흥국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차대조표 불황은 자산가격 하락으로 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경제주체들이 부채 상환에 집중해 내수가 위축되면서 나타나는 경기 침체를 말한다. 아직 중국에선 디레버리징(부채 축소)과 투자 감소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대차대조표 불황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다가 최근 원유를 비롯한 대부분 품목에서 가격 상승세가 확대되는 것도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글로벌 제조업 부진 현상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리스크들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금융과 실물 전반에 걸쳐 국내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고환율 상황 지속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실물경제 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