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제재 대상인 군사 대학을 찾아 첨단 군사 장비들을 둘러보고 국방 과학·기술 발전을 강조했다.
10일 중국 관영 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6~8일 동북부 헤이룽장성을 시찰한 시 주석은 7일 하얼빈공정대를 방문해 “하얼빈공정대는 ‘하군공(哈軍工)’의 좋은 전통을 드높이고 강국 강군의 요구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육과 과학·기술, 인재 사업을 차질 없이 이행해 교육 강국과 과학·기술 강국, 인재 강국의 공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청년 학생이 기술보국(技術報國·기술로 국가에 보은)의 뜻을 확고히 세우고 과학의 정점에 용감히 올라 강국 건설과 민족 부흥의 위업에서 청춘의 빛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수중 무인 장비의 발전 상황과 최신 기술을 소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측은 자율무인잠수정(AUV) ‘우쿵(悟空·손오공)’과 수중 로봇, 바이오 로봇 물고기 등 장비와 실험실을 선보였다. 우쿵은 2021년 마리아나 해구에서 수심 1만 896m를 잠수한 기록을 세운 잠수정이다. 하얼빈공정대는 2020년 발효된 미국 상무부의 거래 제한 명단에 포함된 제재 대상이다. 당시 미국은 하얼빈공정대가 중국 인민해방군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산 물품을 입수하거나 입수를 시도했다고 제재 사유를 들었다.
시 주석은 이번 시찰에서 중국에서 상대적으로 낙후한 지역으로 꼽히는 동북 3성(헤이룽장·지린·랴오닝성)이 과학·기술과 농업을 축으로 부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북 지역은 철강과 석유 등 중공업 기지로서 계획경제 시기에는 국가 발전을 주도했지만 개혁·개방 이후에는 국유기업 쇠퇴 등으로 인해 활력을 잃었다. 시 주석은 “동북은 과학 교육과 산업적 장점을 발전의 계기로 삼기에 유리하고 중요한 전략적 지위를 활용해 새로운 발전 구도를 만들 수 있다”며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려면 동북의 전략적 지지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