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자동차 업계 줄파업 전운…제 밥그릇 챙기기만 할 때인가


자동차 업계에 파업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13~14일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기아 노조는 8일 조합원의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해 82.5%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교섭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게 된다. 르노코리아도 노사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과하지 못해 다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업계 역시 파업 전야 상황이다. 국내 최대의 자동차 부품 업체인 현대모비스 노조는 13일부터 부분파업을 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의 자회사인 모트라스와 유니투스는 5~6일 8시간씩 파업을 벌였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금호타이어의 임금 및 단체협약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경기 침체 상황에서 회사를 위기에 빠뜨리지 않으려면 노조가 합리적이고 상식적 수준에서 임금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해야 한다. 현대차의 경우 사측이 제시한 기본급 인상 폭(10만 6000원)은 역대 최고 수준이며 성과급 총액(350%+850만 원)도 2100만 원이 넘는다. 이런데도 노조는 기본급 18만 4900원 인상 요구를 접지 않고 사회적 파급력이 커 사측이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만 64세로의 정년 연장까지 요구하고 있다. 다른 자동차 기업 노조들도 과도한 요구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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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는 데다 정년까지 보장돼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현대차·기아 노조는 매년 파업 카드로 압박하면서 무리한 요구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자칫 현대차·기아를 시작으로 자동차 업계의 줄파업이 이어진다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중고에 휘말린 우리 경제는 더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그러잖아도 시장에서는 ‘9월 위기설’이 퍼지고 있다. 생산 현장이 멈추게 되면 자동차 기업의 실적이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라는 ‘피크아웃’ 우려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 노조는 이제라도 과도한 요구를 접고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 경제 전망이 잿빛인데도 노조가 제 밥그릇 챙기기만 하다가 회사를 위기로 내모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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