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여신도 성폭행을 둘러싼 재판에서 정명석 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 2인자 김지선(가명 정조은, 44·여) 씨가 막강한 권력을 가졌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12일 JMS 국제선교국 소속 간부 A 씨는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씨 등 JMS 간부 6명에 대한 재판에서 김 씨의 교단 내 역할과 권력에 대해 증언했다.
정 씨의 '후계자'로 알려진 김 씨는 2018년 3∼4월께 홍콩 국적 여신도(29)에게 잠옷을 건네주며 '여기서 주님을 지키며 잠을 자라'고 지시, 정명석의 준유사강간 범행에 가담한 혐의(준유사강간)로 구속기소됐다.
A 씨도 국내외 '신앙스타'(결혼하지 않고 선교회의 교리에 따르는 신도들)를 선발·관리하면서 범행을 도운 혐의(강제추행 방조)로 다른 간부들과 함께 재판받고 있다.
이날 피고인이자 증인으로 나선 A 씨는 김 씨에 대해 많은 이들이 두려워할 만큼 권력이 막강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A 씨의 증언에 따르면 김 씨는 원하는 이들을 추천하고 공적인 자리에 세웠다. 특히 정명석의 수행비서는 김 씨가 직접 배치했다는 이야기도 들어봤다고 A 씨는 말했다.
이어 A 씨는 "정조은(김지선의 가명)의 방향에 대해 비판한 목회자가 쫓겨난 적도 있다"는 검찰에서의 진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다만 직접 경험한 일은 아니며 소문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씨가 정명석의 범행을 막기 위해 여신도의 접근을 막는 역할을 했다는 노력을 알고 있냐는 김 씨 측 변호인의 물음에 A 씨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 씨 측 변호인이 "김 씨가 여성 수행원들에게 일부러 긴 바지를 입도록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수련원이 햇볕이 워낙 강한 데다 벌레도 많이 쏘여 다들 긴 운동복 바지를 입는다"며 성범죄를 막기 위한 취지가 아니라고 A 씨는 반박했다.
김 씨 측은 실제로 맡았던 역할이나 지위가 알려진 것과 상당 부분 다르다며 2인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앞서 김 씨 등은 이른바 '신앙스타'로 불린 JMS 여신도 중 피해자들을 선발해 정 씨와 연결하는 등 JMS에서 벌어진 범행에 적극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대부분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가운데 JMS 국제선교국장 출신 피고인 1명만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자백했다.
한편 정 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홍콩 국적 여신도(29)를 추행하거나 성폭행하고 호주 국적 여신도(30)와 한국인 여신도를 성추행한 혐의(준강간 등)로 구속기소 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