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011790)가 사업부를 잇달아 매각하며 구조 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는 약 3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시장에서는 SKC가 구조 조정 타이밍을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SKC는 13일 자회사 SK엔펄스가 중국에서 운영 중인 웨트케미컬(wet chemical) 사업과 세정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SK엔펄스가 보유한 웨트케미컬 사업 법인 지분 75%와 세정사업 법인 지분 90%로 약 880억 원 규모다. 웨트케미컬 사업은 현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회사 야커테크놀로지, 세정사업은 투자전문회사인 선양신진이 각각 인수하기로 했다.
SKC는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2차전지 소재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다. 앞서 SKC는 SK엔펄스의 반도체 장비 소재를 생산하는 파인세라믹 부문을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매각도 고부가 반도체 소재·부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한 취지다.
이 같은 움직임에도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SKC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무려 5.31% 떨어진 주당 7만 8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C 주가가 8만 원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약 34개월 만이다.
SKC는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다 2021년 11월 20만 8000원을 찍기도 했지만 이후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9월 10만 원 선이 깨진 이후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SKC는 올 2분기 36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SKC는 올 초 반도체 소재 및 부품 사업을 SK엔펄스로 통합하고 CMP패드·블랭크마스크 등 반도체 전공정용 고부가 소재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부 매각을 확보한 자금은 반도체 테스트소켓 전문 업체 ISC 인수에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SKC는 지난달 ISC 지분 45.03%를 5225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반도체 후공정 사업에도 진출한다. 지난달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분야 글로벌 선도 기업인 ISC 인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말에는 앱솔릭스를 통해 미국 조지아에 세계 최초로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용 글라스 기판 양산 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하반기 동박 수요가 회복되고 말레이시아 신공장의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