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7%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확대됐다. 시장 예상치인 3.6%를 소폭 웃도는 수치로 최근 국제유가가 급격하게 오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7월 4.7%에서 8월 4.3%로 둔화세를 이어가며 이달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은 8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장이 내놓은 전망치는 3.6%였다. 전월 대비로는 0.6% 올라 지난해 6월 1.2%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8월 헤드라인이 상승한 가장 큰 이유는 급등한 에너지 가격이다. 지난해 6월 전년 대비 9.1%였던 CPI 상승률이 올 7월 3.2%까지 낮아진 데는 유가 안정이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달 9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발표를 앞두고 전문가들이 내놓은 전망치가 7월 수치보다 높게 나온 이유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헤드라인보다 더 의미 있게 보는 근원 CPI가 둔화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이달 기준금리는 동결하고 이후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근원 CPI는 지난해 9월 6.6%로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뒤 꾸준히 하락해왔다. 그러나 이후 유가 등의 이유로 헤드라인이 상승하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 긴축을 둘러싼 연준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퍼스트시티즌스은행의 리서치디렉터인 필립 누하트는 “유가 상승에 헤드라인 물가가 또다시 올랐다”며 “연준은 이달 회의에서 금리를 유지하겠지만 연내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19~20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