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한 남성이 생방송으로 뉴스를 전하고 있는 여기자의 엉덩이를 만졌다가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스페인 경찰은 전날 생방송 중이던 여기자를 추행한 혐의로 한 남성을 체포했다.
피해를 당한 여성은 콰트로 텔레비전의 이사 발라도 기자로 당시 마드리드의 한 거리에서 강도 사건을 보도하고 있었다.
당시 보도 영상을 보면 발라도 기자가 카메라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는 동안 한 남성이 뒤로 다가와 그의 엉덩이에 손을 얹으며 "어느 채널이냐"고 묻는 모습이 담겼다.
스튜디오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뉴스 진행자는 "방금 그 남성이 엉덩이에 손을 댄 것이냐"고 묻고, 발라도 기자가 "그렇다"고 하자 "그 남성을 비추라"고 요청한다.
이에 발라도 기자가 남성에게 "제 엉덩이를 만져도 되나요? 저는 제 일을 하던 중이었습니다"라고 따졌고, 이 남성은 "만지지 않았다"고 발뺌했다.
이 장면을 생방송으로 녹화하고 있던 카메라 기자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남성은 그제야 "미안하다. 엉덩이를 만지려고 한 건 아니었다"고 말하며 이번엔 여기자의 머리를 만지고 자리를 떴다.
이후 스페인 경찰은 이 남성을 성폭력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히면서 그의 두 손에 수갑을 채워 데려가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이레네 몬테로 평등부 장관은 SNS 엑스(X·옛 트위터)에 "합의되지 않은 신체 접촉은 성폭력이며, 우리는 충분히 이를 처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유명 언론인 중 한 명인 디에고 로사다도 "우리가 더 나아지길 바라는 사회에서 이런 일은 더는 일어나선 안 된다"며 "이런 행동을 해도 문제 되지 않을 거란 생각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고 남성의 행동을 비판했다.
최근 스페인에서는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축구협회장이 여자 축구 선수 헤니페르 에르모소에게 강제 입맞춤한 일을 계기로 사회에 만연한 마초주의와 여성 차별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