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차도 침수로 인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비상 대피로를 설치하는 방안이 부산에서 전국 처음으로 추진된다.
부산시는 시내 34개 지하차도에 대한 비상 대피로 확보사업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최근 극한 호우로 인해 반복되는 지하차도 침수 인명 사고를 방지하려는 것으로, 현재까지 지하차도 침수 대피시설 관련 규정이 없는 상태다.
시의 비상대피로 설치 표준안을 보면 먼저 기존 지하차도 내부에 설치된 비상 출입문과 계단, 사다리 등 연결통로를 활용해 비상 대피로를 확보한다.
또 기존 시설을 활용한 대피로 확보가 어려울 경우 구조 시까지 임시 대피 또는 외부 대피를 위한 비상 사다리와 침수 시 출입구까지 안전한 대피를 유도하기 위한 핸드레일을 설치해 신속한 대피를 유도한다. 또 구명조끼, 구명환, 로프 등이 담긴 인명구조함과 비상대피 유도 표지판 등을 설치한다.
시는 이 같은 표준안을 토대로 구·군, 부산시설공단과 협력해 시설물 위험도 평가 우선순위에 따라 내년부터 2026년까지 단계별로 비상 대피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시는 2020년 초량제1지하차도 침수사고 이후 지하차도에 차단기, 수위계, 시시티브이(CCTV) 등을 통한 차단시스템을 구축해 지하차도 진입을 원천 차단하는 방식으로 대처해 왔다.
그러나 지난 7월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같이 극한 호우 등으로 인한 급작스러운 침수로 지하차도 안에 고립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추가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
박형준 시장은 “순식간에 지하차도에 고립되는 상황에 대비한 이번 사업을 통해 도로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