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14일 내년도 건강보험 인상률 관련, “여러 지표를 살펴봤을 때 내년도 보험요율은 적어도 1% 인상 해야 한다”며 “만일 동결이 되면 건보재정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취임 65일을 맞이한 정 이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내년도 건강보험 보험료율은 현재 인상 폭에 대한 이견으로 결정이 미뤄진 상태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보험료율이 1% 인상될 경우 해당연도 수익금은 7377억원이 발생한다.
정 이사장은 특히 건보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해 특별사법경찰관제(특사경)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사경은 공단이 건보재정 건전성 유지라는 전쟁을 치르기 위해 군대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며 “건보재정 누수 방지를 위해 반드시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속가능한 보험재정을 구축하기 위해 지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며 “불법 개설 의료기관으로 인한 연간 2000억원의 건보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서는 특사경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무장 병원은 의사가 아닌 사람이 면허를 가진 의료인 명의로 설립하고 운영하는 불법개설 의료기관으로 건보재정 누수의 핵심 주범으로 꼽힌다. 공단에 따르면 사무장 병원의 과잉진료와 부당청구로 지난 13년간 약 3조4,000억원의 재정누수가 발생했다.
정 이사장은 “의료업계에서는 특사경이 소규모 부당청구까지 다 살펴볼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된 법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며 “전문가들과 충분히 사전교감하고 충분히 논의해서 제도를 안착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또 “국민들이 불필요한 과잉검사나 진료를 받지 않도록 ‘표준 진료지침’을 마련해 의료비 지출을 줄여나갈 것”이라며 “물론 의료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 없도록 중증·희귀질환 치료제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단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이 소득수준 대비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국민의 건강수명 향상을 위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