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8월 소비와 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을 넘는 깜짝 반등을 이뤄냈다. 디플레이션(경기 하락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당국이 내놓은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나타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회복 모멘텀에 힘을 싣기 위해 정책대출 만기 연장에 나서며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고 나섰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소매판매는 4.6% 상승했다. 이는 전월(2.5%)은 물론 예상치(3.0%)를 훌쩍 넘는 수치다. 소매판매는 백화점·편의점 등 다양한 소매점의 판매 수치를 집계한 것으로 내수 경기의 바로미터다.
중국 당국은 경기 회복을 위해 다양한 소비 촉진책을 내놓으며 국민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7월 31일 ‘소비 회복 및 확대에 관한 20개 조치’를 발표했다. 국영기업과 대기업 등 일부에서만 정상적으로 시행하는 유급휴가제를 전면 시행하고 탄력근무제를 장려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8월 산업생산도 4.5% 늘었다. 전월의 3.7%는 물론 시장 전망치 3.9%를 상회하는 결과였다.
다만 부동산 관련 통계는 여전히 부진했다. 1∼8월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동기보다 8.8% 줄었고 전국의 1∼8월 누적 분양주택 판매 면적과 판매액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1%, 3.2% 감소했다. 실업률은 5.2%로 7월(5.3%)보다 0.1%포인트 하락해 6월(5.2%)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전월과 마찬가지로 청년 실업률을 포함한 연령대별 실업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소비·생산·투자 등 이날 발표된 각종 지표를 근거로 “침체했던 중국 경제가 안정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만기가 도래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을 기존 금리로 롤오버(만기 연장)하는 등의 조치로 약 35조 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해 시중 유동성을 확대했다. 이날 조치는 8월 경제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임에 따라 경제 회복의 모멘텀을 견고하게 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