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배한 주요 농산물 소득이 비료와 유가 상승 등으로 경영비가 급등하며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실질 소득률은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지당근은 소득 증가율이 4배가 넘는 등 크게 늘어난 반면, 고구마는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17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2022년도 생산 50개 농산물 소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년 대비 단위면적당(10a·1000㎡·약 302평) 소득은 식량작물(7%), 시설과수(포도·6%)는 줄었으나 화훼(시설장미·72%), 노지채소(26%), 시설채소(17%), 특용·약용(11%), 노지과수(3%) 등은 증가했다. 총수입 대비 경영비를 제외한 실질 소득을 나타내는 평균 소득률은 전년 대비 0.5포인트(p) 감소한 48.2%를 나타냈다.
소득이 높은 작목은 촉성오이, 시설가지, 시설딸기 등 시설작목이었다. 10a당 촉성오이는 1803만원으로 3년 연속 가장 많은 소득을 낸 작목으로 꼽혔다. 촉성오이는 기온 저하, 일조량 부족으로 초기 출하량이 감소해 가격이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내한성과 정품 과율이 높은 다수확 품종 재배로 수확량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어 시설가지 1293만원, 시설딸기 1270만원, 촉성토마토 1123만원, 파프리카 1109만원 등 시설채소와 시설과수 소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지작목 중 노지포도가 690만원으로 높았고, 블루베리 519만원, 노지생강 496만원 순이다. 다만 노지포도는 착색기인 여름철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당도가 떨어져 농가 판매가격(농가수취가격)이 하락하고, 농자재비와 인건비 증가로 소득은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전년 대비 소득이 증가한 작목은 36개, 소득이 감소한 작목은 14개로 분석됐다. 특히 노지당근은 전년도 69만원에 불과했던 소득이 289만원으로 대폭 늘어 소득 증가율이 318.1%에 달했다. 노지생강도 전년도 169만원에서 지난해 496만원으로 193.1%나 소득이 증가했다. 시설장미(71.6%), 노지고랭지무(58.2%). 겉보리(53.7%) 등은 50% 넘는 소득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고구마는 전년도 201만원에서 지난해 134만원으로 소득 감소율이 33.1%를 나타냈다. 노지감귤(-27.2%), 노지쪽파(-25.0%), 들깨(-23.1%) 등은 소득이 20% 이상 감소한 작목으로 분류됐다. 농가 경영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확량 감소와 가격 하락이 소득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농산물 소득조사는 농업인 작목 선택, 경영개선 연구·지도, 농업정책 지원, 영농 손실보상 산정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농진청은 이달말 '2022년 농산물소득자료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조성주 농진청 농산업경영과장은 "농자재 비용 상승과 기상 재해 등으로 인한 현장 어려움을 극복하고, 실질적인 농업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대응 품종과 재배기술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안정적 수확량을 확보하고, 수요자 맞춤형 농산물을 생산해 농가 판매가격 상승과 농산물 시장수요를 고려한 적정 재배면적 확보와 비용 절감 등 적극적인 농업 경영을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