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재산과세의 소득재분배 효과가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산과세보다 소득과세를 강화하는 게 재분배에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17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재산과세의 분포 특성과 재분배 효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2013년(5014가구)부터 2021년(8792가구)까지 재정패널 자료를 활용해 재산과세의 소득 및 자산재분배 효과를 분석한 결과다. 해당 보고서는 18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3 재정패널 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구체적으로 성 교수는 근로소득세·종합소득세·재산세(주택분)·종합부동산세 등이 지니계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지니계수는 소득 불평등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수치가 클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재산세의 경우 주택·토지분은 소득 역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분 재산세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지니계수를 0.05%부터 0.14%까지 끌어올렸다. 토지분 재산세도 2020년(0.0%)을 제외하면 지니계수를 매년 0.01~0.08% 높였다. 건축물분 재산세는 2018년 -0.06%, 2019년 -0.03%, 2020년 -0.02% 등 지니계수를 소폭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단 2021년에는 지니계수를 0.11% 높였다.
종합부동산세는 소득 불평등을 다소 개선하는 효과가 있었다. 실제 종합부동산세는 2018년(0.08%)을 빼면 2013년(-0.04%)부터 2021년(-0.09%)까지 매년 지니계수를 소폭 낮췄다. 하지만 같은 기간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친 재산과세는 2020년(0.0%)을 제외하면 매년 지니계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소득세는 비교적 재분배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근로소득세의 경우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지니계수를 매년 2.05~2.81% 끌어내렸다. 같은 기간 종합소득세는 지니계수를 1.2~1.78% 낮췄다.
성 교수는 재산과세의 소득재분배 효과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재산세 또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산한 재산과세 전체적으로는 소득재분배 효과가 ‘마이너스’의 방향성을 갖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절대 수준 측면에서 분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