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기대됐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막판 불의의 암초를 만났다.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일정 보이콧으로 국회 본회의 직전 관문인 법제사법위원회가 멈춰섰기 때문이다.
18일 국회 및 보험 업계에 따르면 국회 법사위는 당초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보험업법 개정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상임위 파행으로 입법 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병원으로 응급 이송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반발해 상임위 개최를 보류하기로 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실손보험의 보험금 청구를 위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도록 하고 가입자 요청에 따라 관련 서류를 보험회사에 전송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올 5월 정무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이달 13일 열린 법사위에서 일부 의원들이 ‘개인정보 유출과 기존 법과의 상충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재논의의 쟁점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소명하면서 이날 법사위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정치권의 정쟁으로 보험업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자 보험 업계에서는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 여야 간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은 데다 내년에는 총선이 예정돼 있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앞으로도 기약 없이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와 보험 업계가 14년간 기다려온 실손 청구 간소화 법안이 처리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며 “민생 법안인 만큼 조속히 법안이 처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