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여행·숙박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가 전사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야놀자는 지난해 인터파크를 인수한 후 거액을 들여 전지현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재도약을 노렸지만 적자 규모가 불어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와 야놀자클라우드코리아는 이날 사내 메일을 통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야놀자 측은 메일에서 “글로벌 여행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야놀자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외부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행산업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 주도로 AI 기술 기반의 시스템 혁신이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며 “우리에게도 그 이상의 변화가 계속 요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놀자 측이 제시한 보상안은 4개월치 급여 일시금 또는 유급휴가 3개월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놀자의 올 상반기 매출은 322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3% 늘었지만, 2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웠던 자회사의 부진도 컸다. 숙박업 중심의 클라우드 서비스 자회사인 야놀자클라우드는 150억원, 인터파크트리플은 207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야놀자는 지난해 인터파크트리플(옛 인터파크)을 인수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해외여행 1등’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거액을 들여 유명 배우인 전지현을 발탁, 대대적인 TV와 유튜브 광고를 내보냈다. 야놀자는 상반기에만 작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운 218억원의 광고선전비를 썼다.
전지현을 기용한 광고로 점유율은 확대했지만 실속은 없었고 이 과정에서 업계 1위라는 캠페인을 내보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업계 1위는 하나투어이지만 인터파크가 제시한 일정 기간 동안에 1위라는 점을 부각해 업계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이대로 실적 악화가 지속된다면 야놀자가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공개(IPO) 마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야놀자 관계자는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투자를 집행하다 보니 적자 전환했다”며 “인터파크 마케팅비 집행, 연구·개발(R&D) 투자 등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