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들썩이는 가운데 일부 지역의 원유 현물 가격이 이미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선물가격의 100달러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를 인용해 나이지리아산 원유 콰이보에 가격이 이날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말레이시아산 원유 타피스도 101.30달러를 찍었다고 스웨덴 은행 SEB는 보고서에서 전했다.
글로벌 원유 가격의 기준점이 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연일 오름새다. 이날 WTI는 0.78% 오른 91.48달러로 장을 마감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어 19일에도 1%대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며 92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18일 브렌트유 가격도 0.53% 오른 94.43달러에 장을 마쳤으며 19일에도 0.3%대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세계 원유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최근 감산 기간을 연장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3개월 연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공급 부족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939만 3000배럴로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원유 선물 가격도 심리적 저항선인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정유회사 셰브론의 마이크 워스 최고경영자(CEO)는 “원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고 컨설팅기업 에너지어스펙츠의 암리타 센 수석 분석가도 “평균 100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는 건 아니고 잠깐 100달러까지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적으로 그렇다”고 내다봤다. 브렌트유의 경우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공급 부족 우려에 여러 차례 120달러를 넘은 바 있다.
다만 유가가 ‘오버슈팅’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씨티그룹은 "유가가 잠시동안 1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될 수 있다"면서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이외의 국가인 미국과 브라질 등에서 공급이 늘어날 수 있고 이는 현재의 공급 부족을 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석업체 세밥의 한 분석가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10~120달러까지 오르면 석유제품 수요는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 가격 수준은 과도해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