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현재 X 월간 이용자 수가 약 5억5000만명이며, 이들에게 소액의 월 사용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위터에 퍼져 있는 봇(bot·자동 정보검색 프로그램) 계정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이지만, 유료 구독 서비스 ‘트위터 블루’를 출시하는 등 X의 수익성 제고 노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머스크 CEO가 18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대화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실시간으로 스트리밍된 이번 행사에서 “거대한 봇 계정 집단에 맞서기 위해 X 시스템 이용자들에 대해 소액의 월 지불 방식으로 전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일반 이용자를 유료가입자로 전환하면 X에서 봇 계정을 뿌리는 게 번거로울 뿐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든다는 점을 깨닫고 이를 포기할 거라는 게 머스크의 논리다.
그는 그러면서 X의 월간 이용자가 5억5000만명이며 이들이 하루에 올리는 게시물 수는 1억~2억개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머스크에 인수되기 전인 지난해 5월, 트위터는 수익화가 가능한 일일 평균 활성 사용량이 2억2900만 건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다만 이들 이용자에게 부과할 사용료는 얼마인지, 혹은 사용료를 차등할 경우 가장 낮은 단계의 결제에 어떤 기능을 포함하거나 뺄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머스크가 X 이용자에게 월 사용료를 받겠다고 밝히며 봇 계정 대응을 근거로 들었지만, 현재도 X는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요금을 내는 사용자는 이름 옆에 파란색 구독자 배지를 표시할 수 있고, 또 이들의 게시물은 다른 사용자의 피드보다 우선으로 표시된다. 반면 돈을 내지 않는 이용자는 게시물이 바이럴되는 수준이나 참여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한편 머스크와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행사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의 이론적 위험과 규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머스크는 이 자리를 통해 X가 헤이트스피치(혐오 발언), 반유대주의를 용인한다는 세간의 인식에 반박하려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유일 유대인 국가인 이스라엘의 총리와 만남을 통해 미국 내 유대인들이 X에 대해 반유대주의적 증오의 장이 됐다고 비난하는 것을 모면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네타냐후는 사법부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사법개혁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전국적인 반대여론에 직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