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벼꽃

이안





어릴 적 논둑에 앉아



똥 누다 처음 본 꽃

똥 누고 일어설 때면

발바닥부터

저릿저릿 피가 돌아서

일어서다 주춤

다시 보던 꽃

언제부턴가



밥상머리에 마주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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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메인 꽃

밥상 차리시는

젊은 아버지가

까맣게

타고 있는 꽃

벼는 쌀이 되고, 쌀은 밥이 되고, 밥은 똥이 된다. 한자로 쌀(米)이 다르게(異) 변한 것이 똥(糞)이니 현장학습을 제대로 하셨다. 벼의 생애는 똥에서 그치지 않는다. 똥은 다시 거름이 돼 꽃이 되고 열매가 될 것이다. 문명에서는 이 순환의 고리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으면 막힌다. 논밭을 쏘다니기만 해도 생명과 비생명의 순환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아이들이 아파트 상자에서 웃자란다.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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