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명의로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한 경우가 최근 5년간 3천 건을 넘은 데 비해 수사 의뢰는 이 중 1%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최영희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사망자 명의로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는 1천218명, 처방받은 환자 수는 1천191명, 처방 건수는 3천10건으로 각각 나타났다.
처방된 마약류 의약품 개수는 모두 3만 8천778개다. 우울증 등의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 알프라졸람이 7천231개로 가장 많았고, 수면유도제인 졸피뎀(6천368개)과 공황장애 등 치료제 클로나제팜(5천969.5개)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최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사망자 명의를 이용한 마약류 처방과 관련, 식약처가 수사를 의뢰한 사건은 35건에 그쳤다. 전체 건수의 1%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 자료를 두고 최 의원은 식약처가 제 역할을 다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의심 사례를 추출하고, 지자체 보건소와 연계해 점검할 수 있다.
최 의원은 "사망자 명의를 도용하면서까지 마약류 처방을 하고, 처방받는 것은 심각한 범죄 행위"라며 "당국은 사망자 명의 마약류 처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