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이틀째인 19일(현지 시간)에도 8개국 정상들과 연쇄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2030 부산 박람회(엑스포)’ 지지를 요청하는 한편 경제적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영토 넓히기에도 적극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코트디부아르 부통령 접견을 시작으로 가나 정상 부부와 오찬을 진행했다. 이어 모나코·수리남·레소토·벨리츠·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정상과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전날 9개국과 진행한 것까지 합치면 이틀 간 17개국과 회담을 진행했다. 이번 뉴욕 순방 동안 20여개의 양자 회담이 추가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상대국 정상마다 부산 세계박람회 관련 홍보 책자를 직접 전달, 부산 세계박람회가 지향하는 비전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는 총력 외교를 전개하고 있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부산 세계박람회가 소통과 홍보·교류의 장을 제공하고,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맞춤형 투자·일자리를 창출하며, 미래세대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되는 전략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만능 플랫폼이 될 것임을 상대국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박람회 유치 ‘맨투맨 외교전’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차장은 “대한민국의 박람회의 유치 역량과 경쟁력에 공감하면서, 한국의 부산 유치 노력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집중적으로 많은 나라를 만나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은 분명히 들고 있다”며 “그들도 부산에 대해서 더 정확히 이해하게 되었고, 전 세계에 필요한 플레이그라운드를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말씀드리는 입장입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겠으나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과장하거나 너무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 유치 외교전을 통해 우리 기업과 국민의 영토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양자 외교 계기를 활용,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의 임무에도 충실하고 있다”며 “무역, 투자, 원전, 방산, 인프라, 반도체,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관광, 인적 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우리 기업과 국민이 뛸 수 있는 더 넓은 운동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 중이다”고 강조했다.
각국 회담에서는 구체적으로 식량·에너지·광물·교육 협력 등 다양한 분야 경제협력 강화가 논의됐다. 실제로 이날 윤 대통령은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에서 원전 건설, 핵심광물 공급망 등 경제안보 분야 협력 강화와 함께 한국 기업의 카자흐스탄 국책사업 참여 지원을 당부했다. 카슴-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우즈베키스탄 정상회담에서는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이 논의됐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소재 등 자원이 풍부한 우즈베키스탄과 첨단 기술을 보유한 한국이 핵심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할 방안을 모색하자”며 현재 추진 중인 ‘희소금속 상용화 사업’의 차질없는 진행을 당부했다.
티에코모 멜리에 코네 코트디부아르 부통령에게는 “코트디부아르의 K-라이스벨트 참여를 환영한다”며 “코트디부아르의 식량안보 증진을 위해 구체적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말했다.
K-라이스벨트는 아프리카에 한국이 개발한 벼 품종을 보급하고 농업기술 전수, 기반 시설 구축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쌀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는 대규모의 한국형 농업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다.
한-가나 부부동반 오찬 정상 회담에서는 디지털화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가나 정부의 중점 추진 과제인 사회의 디지털화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형 전자통관시스템을 가나에 성공적으로 보급했고, 교통·재무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나 아도 단콰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은 “한국과 가나가 에너지·농업·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잠재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모나코 정상회담에서도 디지털 분야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알베르 2세 모나코 대공에게 “디지털 혁신 프로그램(Extended Monaco)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나코와 디지털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