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근무 중 골프치고 퇴직자 챙겨주고… '나사풀린 출연기관'

감사원, '출연출자기관 경영관리실태 보고서' 발표

불공정 채용·특혜 계약·복무위반 등 위법사례 확인

최달영 감사원 제1사무차장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제3별관에서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수사요청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최달영 감사원 제1사무차장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제3별관에서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수사요청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출연·출자기관이 성과급을 과다 지급하거나 불공정한 채용을 하는 등 각종 위법·부당행위를 하다 감사원에 적발됐다. 또 5년간 공공기관에 투입한 출연금이 50%나 증가했는데 이들 기관은 효율성과 책임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0일 이 같은 내용의 ‘출연출자기관 경영관리실태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공공기관이 방만 경영, 사업관리 부실, 별도자금 운용 등으로 예산을 낭비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하지만 이를 관리·감독할 재정 당국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효율적 재정운용·관리에 한계를 드러냈다. 또 공공기관의 퇴직자 챙기기, 성과급 과다지급, 노조 우회지원 등 ‘제 식구 챙기기’ 행태가 여전했고, 불공정 채용·특혜 계약·복무위반 등 위법·부당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이번에 적발된 기관을 살펴보면 환경공단은 퇴직자들이 설립한 단체와 ‘폐비닐처리시설 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한 뒤 실제 판매액보다 최대 37억원을 적게 받았다. 또 이 업체에 공단 퇴직자의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보수수준을 계약예규보다 1.9배 높게 책정해 노무비를 71억원 과다 지급했다. 감사원은 “환경공단이 총 108억원의 재산상 손해를 초래했다”며 “전 이사장 등 5명의 비위내용을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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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인력공단은 국가기술자격 검정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시험감독위원 등을 위촉하는데 직원 배우자·미성년 자녀를 위촉해 수당 40억원을 지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관 기관은 경영개선 성과의 일부를 소속 직원에게 능률성과급을 지급하는데 경영성과를 부풀린 후 성과급을 과다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이 직전 3개년 실적평균치를 적용해 재산정해보니 156억원의 성과급이 과다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노조 운영비를 지원하기 위해 출연금 중 경상경비로 편성된 예산을 이사회 의결도 없이 임의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019년부터 총 6억 9000만원이 노조에 부당 지원됐다는 것이 감사원 측 설명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직원이 재택근무지 혹은 출장지를 무단으로 이탈해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다 적발됐고, 도로교통공단은 임금피크제 1년 차 직원 중 절반 이상이 6개월간 거의 출근하지 않거나 주 1회 출근하는 등 무단결근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산업안전보건공단 등 3개 기관은 직원이 코로나19 병가를 허위로 제출한 사실이 적발됐다. 그밖에 한국환경공단 등 18곳은 직원이 음주운전을 했다가 입건됐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해 징계 처분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와 더불어 출연금이 급증하는 시류에 맞춰 국가재정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출연금 관리에 관한 규정이 부재한 상황에서 출연금 정산 여부도 기관별로 달라 체계적 관리시스템이 미비하다”며 “통일된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실효적인 내부통제가 미흡하고 외부감독·견제 장치가 따로 없어 이에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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