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인프라 유지를 위해 인구가 절실합니다. 지방이 대응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역 내 경쟁력이 가장 높은 곳을 중심으로 인프라를 집적해야 합니다. 외국 인력 유입은 이러한 인프라 집적의 큰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이인호(사진) 국제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서울경제 미래컨퍼런스 2023’ 개막 연설에서 “중장기 이민정책 논의의 핵심은 ‘지방’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빠른 속도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한국에서 지방의 인구 감소 문제가 수도권보다 심각한 만큼 외국 인력 유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의장은 “얼마 전 안동에 현장 방문을 다녀왔다”며 “갈수록 인구가 감소하는 현실에서 지역의 넓은 공간을 어떻게 유지할지에 대한 고충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특히 “계속해서 지역을 발전시켜나갈 젊은 청년 인구가 필요하지만 지역 청년들은 높은 주거비로 인한 실질임금 감소를 무릅쓰고도 매년 수도권으로 옮겨가는 게 현실”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한 우리 사회를 위해 더 많은 외국 인력의 유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중앙과 지방의 협업을 통해 지방이 외국 인력의 지속적인 활용과 정착까지 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은 지역 실정에 적합한 아이디어가 많고 중앙은 지역의 이해관계와 한 발짝 떨어져 있어 각 지역의 자원과 경쟁력을 중립적으로 볼 수 있다”며 “중장기 이민정책을 위해 중앙과 지역의 바람직한 역할 분담을 선제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민이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결정인 만큼 한국 사회가 바라는 밑그림대로 이민자들이 움직일 수 있을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이 부의장은 “우리 입장에서는 우수한 사람들로 가려 받고 싶고 이들이 인구가 부족한 지방에 정주하기를 원하지만 정작 그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며 “우수한 외국 인력들은 수도권에 머물기 바랄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들의 지방 정착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가족을 꾸리기 위해 필요한 주거·의료·교육 등 복지 비용과 문화적 갈등에 따른 추가적 사회적 비용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