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이하 현지 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거래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 겨냥한 도발”이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우리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대량살상무기(WMD) 능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얻으려는 시도를 규탄하며 국제 연대를 통한 강력한 제재 필요성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북한의 도발을 방지하고 북한의 인권 상황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유엔과 지속적으로 협력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러 군사 거래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일 뿐 아니라 전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임을 지적하면서 국제사회의 연대 강화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 결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19일 연설에서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이어가는 것을 규탄한다”며 한미 안보 공조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저녁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 부부 주최 리셉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브로맨스’를 다시 과시했다.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북중러는 계속 밀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중국과 러시아는 모두 독립·자주의 외교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중국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린다. 북러 군사 협력을 합의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불멸의 대외 혁명 활동”이라는 내부의 자화자찬 속에 19일 귀환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러의 묵인·방조 속에 김정은 정권의 도발이 광기를 띨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도발 위협을 근원적으로 차단해야 할 때다. 한미일을 포함한 유엔 회원국들이 협력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는 무기 개발 자금과 원자재, 기술 인력 등을 막을 수 있도록 국제 제재 방안을 촘촘히 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