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극단선택' 의정부 초교 교사 숨진 당일도 악성민원 시달렸다…도교육청, 학부모 3명 수사 의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합동대응반 감사 결과 발표

수업 중 손 다친 학생 부모 학교안전공제회 치료비에 만족 못해

군복무 중인 교사에게 보상 요구…제대 후 8차례 총 400만원 받아

'학생갈등 공개사과로 해결해야' 교사 숨진 당일까지 민원 넣은 학부모도

경기도교육청, 학부모 3명 경찰 수사 의뢰…지도·감독 책임 학교관리자 징계절차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1일 오전 수원시 도교육청 남부신청사에서 의정부 호원초 사안에 관한 합동대응반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경기도교육청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1일 오전 수원시 도교육청 남부신청사에서 의정부 호원초 사안에 관한 합동대응반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경기도교육청




경기도교육청이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교사 2명의 연이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벌인 결과 고(故) 이영승 교사에 대해서는 학부모 3명의 교권침해가 구체적으로 확인됐다는 결론을 내리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다만 고 김은지 교사에 대해서는 교권침해와 관련한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1일 오전 수원시 도교육청 남부신청사에서 의정부 호원초 사안에 관한 합동대응반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4개 부서, 총 13명으로 구성된 합동대응반은 지난 8월10일부터 9월18일까지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2년 전 극단적 선택을 한 이 교사에 대한 교권침해를 의심할 수 있는 사례가 상세하게 확인됐다.

합동대응반에 따르면 2016년 6월 이 교사가 지도한 한 학생이 수업시간 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커터칼에 손이 베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학교안전공제회는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치료비를 제공했다.

하지만 다친 학생의 부모 A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군 복무 중인 이 교사에게 만남을 요청해 보상을 요구했다.



제대 후 복직을 한 뒤에도 학생치료를 이유로 지속적인 연락을 취했다. 이 교사는 2019년 결국 사비를 들여 월 50만 원씩 8차례에 걸쳐 총 400만원의 치료비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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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사에게 가해진 압박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2021년 3월부터 그해 12월까지 또 다른 학부모 B가 자녀의 가정학습, 코로나19 유증상에 따른 등교중지, 질병 조퇴 등의 이유로 이 교사에게 수백 건의 문자를 보냈다. 당시 두 사람이 나눈 문자는 394건에 달했다.

학부모 C가 학생 간 갈등관계를 공개사과로 해소해야 된다며 이 교사에게 전화와 방문상담 등을 통해 압박을 사실도 드러났다. 이 학부모는 2021년 12월6일부터 이 교사 사망 당일인 12월8일까지 사흘 동안 이 같은 요구를 지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은 이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까지 학생 인권침해를 이유로 C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파악했다.

도교육청은 이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학부모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 20일 의정부경찰서에 수사 의뢰했다.

이와 별도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일련의 사망 사건에도 불구하고 지도와 감독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보고 학교관리자 등을 상대로 징계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고 김은지 교사에 대한 조사에서는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주체와 유형 등 구체적인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경찰수사 결과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임태희 교육감은 “지금도 어려움을 겪는 선생님들이 계시리라 생각하고, 교육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기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교육청의 교권보호 핫라인, SOS 법률지원단에 연락해 주시면 도교육청이 직접 나서 선생님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손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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