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개미’로 불리는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 측이 다올투자증권(030210) 경영 참여 이유에 대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지분 매입과 경영권 취득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 대표가 이끄는 프레스토투자자문 관계자는 21일 서울경제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전날 다올투자증권 주식 보유 목적 변경 이유를 묻는 질문에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취지였을 뿐 특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주식을 추가 매입해 최대주주가 될 생각도 있느냐’는 물음에는 “지금으로서는 별도의 계획을 세운 게 없다”며 “주주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뜻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장 경영권 분쟁에 나설 생각은 없다면서도 그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은 분위기였다. 김 대표는 지난 7월에도 그가 이 회장에게 지분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를 극구 부인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라고 공시한 것은 다올투자증권이 갑자기 하한가를 맞는 바람에 단순히 싸다는 이유로 주식을 매수했기 때문”이라며 “주식 매수 이후 회사를 살펴보니 경영 지표가 안 좋은 부분이 있기에 목적을 바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다올투자증권의 2대 주주인 김 대표는 지난 20일 “인수 의사가 없다”던 기존 입장을 깨고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그는 공시를 통해 “회사의 주주로서 좀 더 적극적인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 있어 보유 목적을 바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54조 제1항의 각 호와 관련한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법령 조항은 이사와 감사의 선임·해임·직무 정지, 정관의 변경, 회사의 합병과 분할, 주식의 포괄적 교환과 이전, 영업 양수도, 자산 처분 등에 관한 내용이다.
현재 김 대표 측의 지분율은 총 14.34%로 최대 주주인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측(25.20%)과 10.86%포인트 차이가 난다. 김 대표는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하한가 사태 이후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급락하자 장내에서 주식을 저가에 매수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자신의 명의로 7.07%, 부인 최순자 씨 이름으로 6.4%, 사실상의 가족 회사인 순수에셋 앞으로 0.87%씩 주식을 나눠 매입했다. 당시 지분 매입 목적은 경영 참여가 아닌 일반 투자였다. 김 대표는 특별관계자와 지분을 10% 이하씩 나눠 보유하고 있어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서도 벗어나 있는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김 대표가 주식 보유 목적을 확실히 바꾼 만큼 이 회장과 경영권 분쟁 절차를 밟을 가능성을 높게 봤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김 대표 측과 어떠한 사전 접촉도 없었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