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심야시간 집회 금지와 소음 측정 개선 등 집회시위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전국 곳곳이 무분별한 집회로 몸살을 앓으면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엄정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법을 개정해야 할 사항도 많아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찰청은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집회시위 문화 개선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우선 시민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심야 집회시위 금지 시간을 ‘24시~06시’로 규정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을 추진한다. 소음 기준 역시 깐깐해진다. 경찰은 거주지역 등에서 측정한 소음의 평균치인 등가소음도 측정시간을 현행 10분에서 5분으로 줄이고, 최고 소음도 위반 기준 역시 1시간 내 ‘3회 초과’에서 ‘2회 초과’로 단축할 계획이다. 소음기준도 5~10㏈ 강화된다. 현재는 주거지역 등가소음도 평균이 65㏈을 넘으면 제재가 가능하다.
경찰은 교통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집회 신고 단계부터 필요시 도로관리청에 집회신고 내용을 통보하는 절차를 신설할 방침이다. 현수막 설치는 ‘집회가 실제로 실시되는 기간’으로 한정하는 내용이 담긴 옥외광고물법 개정작업도 이뤄진다. 또 현재 ‘6개월 이하 징역, 50만원 이하 벌금’인 질서유지선 손괴침범 행위는 ‘1년 이하 징역, 100만 원 이하 벌금’ 상형작업도 추진된다. 아울러 경찰은 평일 출퇴근 시간대 등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공공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시에 대해 제한금지 통고를 검토할 예정이다.
불법집회에 대한 엄정 대응 기조도 이어갈 방침이다. 폭력행위 등 불법행위 대응을 위해 드론체증이 도입되고, 경찰 형사팀도 투입된다. 불법행위로 인해 물적피해가 발생할 경우 적극적인 손해배상청구도 적극 제기할 것이라고 경찰은 강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집회가 급증하면서 교통혼잡과 소음 등 시민들이 겪는 불편도 커지고 있다. 2018년 8만 1358건이었던 집회 신고 건수는 2019년 12만 9637건, 2020년 13만 8636건, 2021년 15만 729건, 2022년 17만 1911건으로 해마다 늘고있다. 실제 대통령실이 지난 7월 진행한 인터넷 ‘국민 참여 토론’에서도 참가자 71%가 집회시위 규제 강화에 찬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심야집회 제한이나 소음규제 같은 부분은 집시법 개정 사항인 만큼 국회에서 법 개정이 이뤄져야 가능하다”며 “출퇴근 시간대 제한 등 엄정한 집회시위 관리는 이미 시행 중이고 드론채증 등 추가적인 부분도 검토해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