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이 하나증권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1조 원 규모의 지역 발전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리츠증권을 포함한 복수의 업체와 사모펀드(PEF)가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갔다.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투자 방식을 통해 지역 발전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6월 말 현재 연결 기준 자기자본은 6조 1666억 원에 달한다. 국내 5위권인 만큼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앞서 하나증권은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평택에너지서비스와 김천에너지서비스, 전북집단에너지 등 3곳의 지분 매각에 돌입했다. 하나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 ‘하나파워패키지’를 통해 해당 발전소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가로는 1조 원 이상이 거론된다. ★본지 8월 31일자 21면 참조
평택에너지는 지역난방 사업자로 평택 지역 내 삼성전자 반도체 캠퍼스 조성에 따라 수혜가 기대된다. 김천에너지서비스와 전북집단에너지는 각각 산업단지와 아파트 및 산업체에 증기와 온수를 공급하고 있다.
메리츠증권도 관심을 보이면서 지역 발전소 인수전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에 투자를 이어온 PEF 운용사와 관련 사업자들도 유력한 인수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매각이 초기 단계인 데다 복수의 원매자가 인수를 희망하고 있어 경쟁입찰이 치러질 경우 최종 인수자를 단정지을 수 없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2016년부터 친환경 및 에너지 관련 자산에 투자를 이어왔다. 201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대체투자 규모는 3조 원에 육박한다. 한국중부발전이 개발해 운영 중인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주 왐뿌강 수력발전소에 지난해 5월 약 252억 원을 댔고 2021년에는 신안그린에너지 육상 풍력 사업과 북미에서 생산되는 가스 채집 및 처리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도 투자한 바 있다. 최근 메리츠증권이 SK그룹의 친환경 자회사 SK에코플랜트의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선 경험이 있다는 점도 이번 투자 검토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메리츠증권은 또 지난해 SK에코플랜트의 싱가포르의 전기차 사용후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등을 영위하는 환경 기업 테스(TES) 인수에 힘을 보탰다. 메리츠증권은 당시 총 1조 2000억 원에 달하는 거래에 2억 8000만 달러(약 4000억 원)를 투자해 테스의 2대 주주에 올랐다.
메리츠는 최근 SK에코플랜트가 그린 환경 기술, 도시 환경, 이메디원 등 폐기물 소각 및 매립 기업 7곳을 합병해 출범한 대원그린에너지에도 투자한다. 이달 22일 발행되는 32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며 교환 대상은 대원그린에너지 주식 750만주(58.48%)다. 7월 SK에코플랜트가 2020년 1조 원을 투자해 인수한 환경시설관리의 우선주(35만 6388주)를 1100억 원에 인수해 지분 25%를 확보하기도 했다.